인사혁신처‘문제 없다’결론 내린 김채환 인재개발원장 겸직실태조사, 알고보니 셀프 점검?

자기기입식 조사표 작성이면 끝나는 인사혁신처 겸직실태조사, ‘직접 검토 없어’ 유명무실

이영석 기자
2024-10-07 10:05:55




인사혁신처‘문제 없다’결론 내린 김채환 인재개발원장 겸직실태조사, 알고보니 셀프 점검?



[충청25시] 정부 편향 발언을 해 논란이 된 극우유튜버 출신 김채환 인재개발원장의 유튜브 겸직에 ‘문제 없다’고 결론 내렸던 인사혁신처 겸직실태조사가 김채환 원장의 ‘셀프 점검’ 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자기기입식으로 이루어지는 ‘셀프’ 겸직실태조사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국회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김채환 인재개발원장의 셀프 겸직실태 조사는 간단했다.

2023년 하반기 겸직실태 조사 내용은 ‘실제 겸직 수행 여부’, ‘상반기 실제 수익’, ‘허가내용 일치 여부’, ‘겸직요건 위반 여부’, ‘기타 의무 위반 여부’ 등을 직접 작성하는 자기기입식 조사표였으며 김채환 인재개발원장은 각 항목에 대해 순서대로 ‘수행’, ‘-’, ‘일치’, ‘해당 없음’, ‘해당 없음’ 이라고 작성해 제출했다.

위와 같은 조사표는 올해 7월에도 똑같은 내용으로 동일하게 인사혁신처에 제출됐다.

그리고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두 차례 모두‘문제 없음’ 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는 “겸직실태조사는 자기기입식으로 이루어지며 겸직 허가 받은 당사자가 실태조사서에 기입한 내용 상의 문제가 없다면 문제가 없다”고 결론 짓는다고 하면서 김채환 인재개발원장 유튜브가 정치적 편향 논란이 있음에도 동영상을 추가로 검토하는 등 점검 절차를 추가로 진행하지 않냐는 물음에는“그런 절차는 따로 없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올해 7월 겸직 연장 신청을 하면서 겸직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추가적으로 비롯되는 또 다른 의문은 김원장의 겸직 심사를 위해 열린 겸직심사위원회의 실효성이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는 국가공무원의 겸직 허가 기간은 1년이며 인터넷 개인방송 활동,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 주의가 필요한 활동 등 필요한 경우에 부서장급 이상의 내부위원 3인 이상으로 구성된 겸직심사위원회를 열어 겸직허가에 대한 제반 사항을 심사하도록 되어 있다.

차관급인 김원장의 유튜브 겸직 허가 및 연장 시에 받은 심사위원회 자료를 보면 겸직심사위원은 총 7인으로 작년과 올해 모두 위원장은 고위공무원단 1급 공무원인 인사혁신처 차장 1명과 위원은 차장의 아래 직급인 인사혁신처 공무원 6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원장의 유튜브가 지속적으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있었지만 인사혁신처는 단 한 차례도 문제로 지적한 적이 없었는데, 겸직심사위원회가 구성된 심사위원보다 높은 직급인 차관급 공무원의 겸직을 심사하게 되면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방공무원의 경우 재작년 조성명 강남구청장의 ‘셀프 겸직 허가’논란 이후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에 겸직심사위원회 위원 3인을 ‘외부’ 위원으로 구성해 심사하도록 행정안전부가 ’ 23년 복무규정을 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사례도 지방자치단체장이 겸직허가의 최종 주체가 되는 것은 여전히 문제 소지가 존재한다.

이상식 의원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국가공무원 교육훈련기관으로 해당 기관의 장은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철저히 지키고 엄격히 적용 받아야 한다”며 “인재개발원장과 같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더욱 무겁게 적용받아야 하거나, 겸직심사위원회 구성원보다 고위직에 자리한 공무원에게는 더욱 철저한 겸직 허가 심사와 점검 절차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뒤이어 “인사혁신처도 지방공무원 복무 규정과 같이 겸직심사위워회에 외부 심사 위원을 두는 예규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현재는 공무원의 겸직에 관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명시되어 있는데, 이를 국가공무원법으로 상향해 정치적 중립 의무를 해하는 행위에 대해 선거 외의 상황도 명시할 필요가 있어보인다”며 “관련 입법을 준비 중이다”고 덧붙였다.